4개월 물생활하고 나서 터득한 열대어 키우는 법 (생초보용)

2024년 8월. 아들이 학교에서 생명과학 방과후 시간에 풍선몰리 한마리를 데려옵니다. 아무 감흥도 없었지만, 이 후 아침에 일어나보니 새끼 11마리를 낳은 것을 보고 제대로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물품을 구입하고 어항을 세팅하게 됩니다. 처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유튜브를 통해 공부를 하였고 백탁과 녹조를 맞이하고 몇몇 물고기들을 용궁으로 보내면서 점점 물생활이 익숙해졌습니다. 처음 25큐브로 시작한 물생활이지만, 이 후 자반어항으로 확장하고 운영을 하면서 깨닫게 된 몇가지를 공유합니다.

 

초보자 물생활의 핵심, 물고기 안죽이는 법

물생활에는 인생의 교훈이 숨어있습니다. 욕심내면 더 빨리 죽습니다. 물고기 빨리 자라라고 사료를 듬뿍 주면 물이 오염되어 물고기는 더 빨리 죽습니다. 차라리 사료를 적게 주는게 물고기한테 더 좋습니다. 남은 사료와 물고기 배설물은 질소(단백질)가 포함된 유기물입니다. 이러한 유기물이 물 안에서 썩어가면 (헤테로트로픽 박테리아 ; 종속영양세균) 암모니아가 나옵니다. 이 암모니아가 축적되면 물고기에게 매우 해롭습니다. 암모니아는 독성이 적은 아질산염과 질산염으로 바뀌어야 물고기에게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암모니아는 니트로소모나스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바뀌고 아질산염은 니트로박터에 의해 질산염으로 변환됩니다. 이렇게 질화세균에 의해 암모니아가 아질산염, 질산염으로 바뀌어야 물고기가 삽니다. 그런데 질화세균은 천천히 자랍니다. 따라서 물을 잡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잡이란 결국 물 속에 질화세균이 자리잡는 과정입니다. 환수할 때 수돗물을 1~2일 둬서 염소를 다 제거하는 이유도 질화세균을 죽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질소 유기물의 최종 산물인 질산염은 질화세균에 의해 분해되지 않으므로 환수를 통해 제거합니다. 정기적으로 환수 (최소 주 1회, 30%씩) 를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고구마 같은 식물을 이용해 질산염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잡이를 안할 경우

염소를 제거한 수돗물에다가 물고기를 바로 넣어보는 장면을 상상해봅시다. 어항 사이즈 대비 많은 물고기를 풀었습니다. 사료도 듬뿍 주었습니다. 남은 사료가 물에 떠다니고, 사료를 먹은 많은 수의 물고기들이 똥을 싸기 시작합니다. 물속에 질화세균은 거의 생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료와 배설물이 어항물에 많이 생겼습니다. 사료와 배설물을 먹고 종속영양세균이 폭발적으로 번식합니다. 물에서 썩은 내가 나면서 물이 뿌옇게 변합니다. 이를 백탁이라고 합니다. 물속에 세균이 폭증해서 뿌옇게 변한 것입니다. 썩은 물이나 나름없습니다. 폭증한 세균이 유기물을 분해하여 암모니아도 폭증합니다. 폭증한 세균이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빠르게 소모합니다. 물고기들은 폭증한 암모니아와 산소고갈로 떼죽음을 당합니다. 

 

물고기를 안죽이려면?

결국 암모니아는 유기물 (남은 사료 + 물고기 배설물 등) 에서 기원하므로, 암모니아를 줄이려면 유기물은 줄이고 질화세균은 늘리면 됩니다. 사료를 적게주거나 물고기 수를 적게 유지하면 유기물은 줄어들 것입니다. 질화세균은 증식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증식하는데 장소가 필요하므로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주고 증식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증식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 물잡이 과정입니다. 물잡이 과정, 즉 질화세균이 증식하기까지는 물고기 수를 적게 유지하고 사료도 주지 않거나 매우 조금 줘야 합니다. (왠만한 물고기들은 7일 정도는 사료없이 버텨냅니다. 물 오염되서 떼죽음 당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배고픈게 낫습니다.)

 

스펀지 여과기의 스펀지는 질화세균이 살수있는 집입니다. 그래서 스펀지를 청소할 때 수돗물이 아닌 환수할 때 나온 어항물로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청소도 그냥 물에다가 몇번 쥐었다 폈다하는 수준 가볍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 질화세균을 보존하려는 이유입니다. 또한 외부여과기나 버블여과기, 박스저면여과기 등에 들어가는 여과재 또한 미세한 기공이 많아 질화세균의 좋은 서식지가 됩니다.

 

질화세균이 증식하면서 물은 잡힌 물이 됩니다. 잡힌 물이 되면 물이 수정처럼 매우 투명해지고 좋은 흙냄새가 납니다. (물비린내 등이 나지 않습니다.) 물이 투명하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질화세균이 늘어나면 서서히 물고기 수를 늘릴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늘어나면 유기물도 많아질 것이고 질화세균도 서서히 늘어날 것입니다. 이렇게 균형이 맞으면 물고기 키우는 것이 매우 쉽습니다. 환수만 잘 해주면 됩니다.

 

 

물생활 초보자가 절대 하면 안되는 행동

어항과 용품을 이것저것 구입하면서 같이 키울 많은 수의 물고기도 같이 구입하면 안됩니다. 질화세균이 아직 자리잡지 않았는데 많은 수의 물고기를 넣는 것은 고수가 되서 하세요. 먼저 물이 잡힐 때까지 소수의 물고기들로만 운영하시기 바랍니다. 사료양도 극히 적게 유지하세요.

 

사료양을 철저히 조절해야 합니다. 밥 잘 주는 사람이 고수입니다. 1분 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사료를 주세요. 남는 사료가 많으면 절대 안됩니다. 되도록이면 하루 일정한 시간에 사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료를 주고나서 얼마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불을 끄면 안됩니다. 사료를 다 먹기도 전에 취침모드가 발동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잔여 사료량이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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